이 영화는 왕가위 연출, 양조위, 임청하, 금성무, 왕페이 주연의 영화로 1995년 홍콩 금상장 4개 부문, 1994년 대만 금마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1994년 스톡홀롬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2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실연 당한 두 명의 남자 경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인 '중경상림'은 '중경의 울창한 숲'정도로 번역이 가능하나, 제목의 중경은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유명 건물 충킹맨션에서 따온 것입니다. 충킹맨션은 홍콩 까오룸 중심가의 오래된 상업 건물로 예전에는 마약 유통이나 절도, 강도 같은 범죄들이 빈번하기로 유명했습니다. 삼림은 충킹맨션과 그 주변의 빌딩숲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감독에 의하면 충킹맨션은 여러 문화가 겄여 있는 곳이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얽혀 있는 미시적 세계라서 도시의 메타포로서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5월 1일은 사복경찰 하지무의 생일이자 연인이었던 메이와 헤어진지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틈만 나면 하지무는 단골 식당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서 헤어진 메이를 기다립니다. 하지무는 파인애플을 좋아했던 메이를 생각하며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30일 동안 사 모으로 그 날이 되도 그녀에게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녀를 포기하고 혼자 마음을 먹습니다.
금발 가발을 쓴 여인은 마약 밀매업자입니다. 백인 보스로부터 봉투를 건네받고 마약 밀매의 운반책인 인도인들의 옷과 짐에 마약을 숨기고 공항에 데리고 갑니다. 그러나 수속을 밟는 동안 인도인들은 바약을 가지고 사라져 버립니다. 그들을 찾기 위해 금발 가발의 여인은 충킹맨션 주변을 쥐지고 다닙니다. 시간은 밤 12시를 넘어 5월 1일이 되고, 그녀는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인도인들을 죽이고 그들에게 쫓기다가 가까스로 열차를 타고 도망칩니다.
5월 1일이 되었지만 하지무의 옛 애인 메이에게는 연락이 없습니다. 하지무는 그녀를 잊고 그를 내심 마음에 들어했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의 또 다른 메이라는 이름의 여인과 데이트를 하러 찾아가지만 그녀는 이미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던 남자와 떠났습니다. 두 명의 메이를 떠나 보낸 하지무는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다 먹어버리고 술집으로 갑니다. 그리고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 그 때 지쳐 들어오는 금발 가발의 여인. 둘은 함께 술을 마셨고 쉬고 싶다는 그녀를 하지무는 호텔로 데리고 갑니다.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금발 가발의 여인은 뻗어 버렸고 하지무는 영화를 보고 샐러드를 시켜 먹다가 그녀의 더러워진 구두를 넥타이로 닦아 놓은 후, 그녀가 깨기 전에 조용히 떠납니다.
그 날 아침, 하지무는 운동장을 질주하며 땀을 흘린 뒤, 삐삐를 버려두고 떠나려 합니다. 그 때 울리는 삐삐. 금발 가발의 여인, 702호실 친구로부터의 생일 축하 메세지였습니다. 하지무는 '기억이 통조림에 들어있다면 유통기한이 없기를 바란다. 만일 유통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다'라며 그녀와의 기억을 잊고 싶지 않아했습니다.
그리고 금발 가발의 여인을 배신한 보스는 다른 금발 가발의 여인과 스킨십을 하다가 고양이 소리에 밖으로 나가 통조림을 주우려고 하는데 그의 뒤에 나타난 금발 가발의 여인이 그를 총으로 쏘아 죽여버립니다. 금발 가발의 여인이 가발을 벗어던지고 떠나는 검은 머리를 한 그려의 얼굴이 흐릿하게 잡히고, 바닥에 떨어져있는 통조림의 유통기한이 5월 1일. 이렇게 첫 번째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두 번째 이야기
하지무가 자구 가는 식당의 점원인 페이는 캘리포니아로 떠날 꿈을 꾸며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 노래를 가게에 틀어놓는 발랄한 아가씨입니다. 그녀는 매일 가게에서 음식을 사가는 경찰 663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그러다 어느 날 경찰 663의 헤어진 연인인 스튜어디스가 경찰 663에게 전해달라고 가게에 남기고 간 편지를 열어 보게 되는데, 편지 봉투 안에는 '취소'도장이 찍힌 항공권과 '항공편 변경, 당신 좌석은 취소 됐어'라고 적힌 편지와 경찰 663의 집 열쇠가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 663이 왔을 때 편지를 전해주려 했으나 경찰 663은 나중에 가져간다며 계속 편지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페이는 시장에서 경찰 663을 마주치는데 편지를 우편으로 보내주겠다며 그의 주소를 알아내고 그 후부터 몰래 그의 집에 들어가 남아 있는 헤어진 연인의 흔적을 청소해 줍니다. 결국 경찰 663에게 들키게 되고 페이는 도망가버립니다. 경찰 663은 페이가 일하는 식당으로 찾아가 '8시에 캘리포니아에서 기다리겠다'는 데이트 신청을 하고 8시에 캘리포니아라는 술집에 가서 페이를 기답니다. 밤이 늦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고 페이가 일하던 식당에서 편지봉투를 건내 받았습니다. 경찰 663은 이별의 편지임을 직감하고 봉투를 뜯어보지 않은 채 버리려고 했으나 편지를 다시 주워 비에 젖은 편지를 말려서 읽어봅니다. 편지에는 페이가 그린 항공권. 출발 일자는 1년 후, 목적지는 잉크가 번져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사시 페이는 그 날 저녁 캘리포니아로 갔지만 진짜 캘리포니아의 날씨가 궁금해져 1년 뒤를 기약하며 캘리포니아로 가버립니다. 1년 후, 스튜어디스가 되어 나타난 페이는 캘리포니아 술집에 들렀다가 경찰 663을 만나지 못하고 일하던 가게에 들르는데 그 곳에서 내부수리를 하고 있는 경찰 663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비에 젖은 1년 전의 편지를 그녀에게 보여주며 이걸로 비행기를 탈 수 있냐고 묻고, 그녀는 다시 발행해 주겠다며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물어봅니다. 그는 '당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라고 대답합니다.
여담
본래 이 영화는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었으나 2개만으로도 분량이 충분하여 2개로 중경상림을 완성하였고, 3부는 추가 촬영을 하여 영화 '타락천사'로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ost 'California Dreamin''rhk '몽중인'은 왕페이가 직접 불렀습니다. 이 두 음악은 중경상림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었습니다.
영화의 1부에서 2부의 주인공들이 잠깐씩 등장하며 재미를 줍니다. 스튜어디스는 금발 가발의 여인이 인도인들과 있을 때 등장하고, 페이는 금발 가발의 여인이 인형가게 앞에 있을 때 커다란 인형을 사서 나오며, 경찰 663은 하지무가 에스컬레이터를 지나가는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본인이 선정한 과대평가된 영화 Top 10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왕가위의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호불호가 강해 취향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고 합니다.
호불호를 떠나서 중경상경만의 특유의 분위기는 확실히 느껴지기는 합니다.